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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지속가능한 자립, 주민 역량에서 길을 찾다

- 함안군 시군역량강화사업을 소개합니다

 

한민일보 서울포커스 김서윤 기자 | ‘시설 중심’을 넘어, ‘사람 중심’으로

함안군은 농촌 지역의 인구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농촌개발 정책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단순한 시설물 조성에 머물렀던 온 기존 사업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민이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하며 스스로 운영 역량을 키워가는 구조로 정책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 이를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한 주요 사업으로 ‘시군역량강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시군역량강화사업은 국비와 도비가 지원되는 보조사업으로, 농촌개발 단계별 여건에 맞춘 주민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군은 2024년 약 3억 6천만 원, 2025년 약 3억 3천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업을 준비 중인 지구에는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향후 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개발이 완료된 지구에는 주민 주도의 운영 및 관리 체계를 정착시켜 공동체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을이 행정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현장 중심의 정책 추진을 위해 함안군은 지난 2020년 행정과 주민을 잇는 중간 조직인 ‘(사)함안군지역공동체활성화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이듬해에는 시군역량강화사업 전담 기관으로 지정해, 주민과 직접 소통하며 마을별 여건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함안군 시군역량강화사업의 3대 핵심 분야

함안군은 '주민 주도형 사업 추진'을 실현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분야에 걸쳐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① 완료지구 활성화: 시설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시군역량강화사업은 대규모 예산으로 조성된 거점 시설이 일회성으로 사용되거나 방치되지 않도록, 마을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공간으로 정착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현재 함안군에는 일반농어촌개발사업을 통해 19개의 거점 시설이 운영 중이며, 군은 이들 완료지구의 운영 여건을 분석해 시설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

마을카페가 있는 지구에는 메뉴 개발과 운영 교육을, 목공 시설이 있는 지역에는 생활 목공 기술 교육을 지원하는 등 시설 특성에 맞춘 활성화 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23년 81회(1565명)였던 사업 규모가 2024년에는 127회(3124명)로 크게 확대되며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생활체육 동아리와 합창단 등 문화 체육 활동을 접목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거점 시설 접근이 어려운 배후마을에는 ‘찾아가는 마을문화보따리’ 사업으로 2025년에는 4천 3백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함안군 12개 마을, 66회에 걸쳐 다양한 문화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농촌 지역의 문화 격차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

② 지역 인적자원 육성: 전문가를 마을 안에서 키우다

시군역량강화사업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를 ‘사람’으로 보고, 지역 안에서 활동가와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농촌개발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조율하고 논의를 이끄는 ‘농촌 촉진자(퍼실리테이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군은 관심 있는 함안 군민을 대상으로 기초 교육과 현장 중심의 심화 과정을 운영해 현재 9명의 촉진자를 양성했으며, 이들은 2026년 마을만들기 사업을 준비 중인 11개 마을의 농촌현장토론회에 참여해 주민 의견을 모으고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아 ‘상향식 농촌개발’을 실현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벽화활동가, 노후건강준비활동가, 파마봉사단, 마을뉴스제작단 등 마을에서 바로 활동할 수 있는 현장 인력을 육성해, 문화 복지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인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③ 공동체 활성화: 지속적인 성장을 잇는 네트워크

시군역량강화사업은 개별 마을의 역량 강화에 머무르지 않고, 마을 간 연결과 협력으로 성장의 폭을 넓히는 데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완료지구의 위원장과 사무장 등 마을 운영을 이끄는 핵심 인력을 대상으로 운영 전반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실시하고, 홍보 콘텐츠 제작과 운영 정관 점검 등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사업 과정에서 축적된 활동 성과와 인적 자원을 공유하는 성과 발표의 장을 마련해 참여 동기를 높이고, 마을 간 교류와 네트워크 형성으로 공동체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역 인적자원 육성 사례: 벽화활동가 조직 ‘넘사벽’

함안군 시군역량강화사업에서 육성된 대표적인 인적자원 사례로는 벽화활동가 조직 ‘넘사벽’이 있다. ‘넘사벽’은 함안군민 11명(남 2명, 여 9명)으로 구성된 주민 참여형 조직으로, 외주 용역에 의존하던 기존 벽화 조성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과 함께 마을 경관을 가꾸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벽화활동가 양성은 2022년 시군역량강화사업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아 기본 역량을 쌓았고, 이후 현장 중심의 반복적인 실습을 거치며 현재는 시안 기획부터 스케치, 채색까지 벽화 조성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가야 도음마을, 법수 대평마을, 산인 수동마을, 칠원 호곡마을 등 19개 마을에서 주민 협의를 거쳐 벽화 조성 활동을 펼쳤다. 노후된 마을 공간이 정비되는 것은 물론, 벽화 조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과정 자체가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역량 강화를 통한 행복 도시 함안의 완성

함안군 시군역량강화사업은 단순한 교육 지원을 넘어, 주민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체계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인적자원을 육성하고, 완료지구 시설이 주민 활동의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농촌 지역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말이산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함안군의 기반시설 구축과 지역 경쟁력 강화라는 중장기 정책 목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함안군은 앞으로도 인적자원 육성과 맞춤형 활성화 지원을 이어가며 '군민이 함께 만드는 행복도시 함안'의 비전을 차근차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