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일보 서울포커스 임경복 기자 | ‘세 개의 시간’을 주제로 열린 2026 광주 국가유산 야행이 지난 2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틀간 총 3만 4천여 명이 방문하며, 광주 도심 속 국가유산의 가치와 가능성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광주광역시 동구가 주최하고 국가유산청·광주광역시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옛 전남도청, 광주읍성유허, 서석초등학교 일원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광주 국가유산 야행은 단순한 야간 축제를 넘어, 광주 국가유산의 역사성과 현재성, 미래 가치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의미를 더했다. 아울러 국가유산을 시민의 일상 속으로 확장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문화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함께 보여줬다.
●근대건축유산의 새로운 해석, 광주의 시간을 담다
이번 야행은 국가유산을 ‘보존된 과거’가 아닌,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의미를 넓혀가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옛 전남도청 구본관과 회의실 등 근대건축은 일제강점기라는 아픈 시대 속에서 탄생했지만, 이후 광주의 시간을 지나며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공간이자 민주주의 정신을 상징하는 장소로 그 위상이 한층 깊어졌다.
이는 근대건축이 고정된 과거가 아닌, 시대마다 새로운 의미를 더해가는 유산임을 보여준다. 특히 광주읍성–옛 전남도청–서석초등학교를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 시민들이 광주의 시간을 직접 걷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같은 구성은 국가유산이 일상 속 문화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읽힌다.
●옛 전남도청 – 근대 건축유산의 가치 재조명
오는 5월 18일 개관을 앞둔 옛 전남도청 본관과 회의실에서는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성을 넘어, 근대 건축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콘텐츠가 운영됐다.
한국인 건축가 김순하의 설계와 회의실 도면을 모티브로 구성된 ▲‘건축가의 방’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 건축가의 고민과 시대정신을 조명했다. 또한 ▲큰별쌤 최태성 강사의 렉처콘서트 ‘건축가의 고민’은 강의와 이머시브 연극을 결합해 전남도청의 건축적 의미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했다. 아울러 ▲‘건축벽돌 미니어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돼, 방문객들이 적벽돌 질감을 직접 느끼며 근대건축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광주읍성유허 – 사라진 성곽을 빛으로 되살리다
성벽이 사라지고 터만 남은 광주읍성은 빛을 활용한 연출로 새롭게 재현됐다. ‘함께 걷는 읍성길’은 성곽을 빛으로 형상화해 야행의 대표 야간 명소로 자리 잡았다.
미디어아트와 디오라마를 결합한 ‘광주읍성 풍경’은 읍성 안팎의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줬으며, ‘흑백미식가’ 프로그램에서는 남도의례음식장과 함께 조선시대 생활문화와 연결된 음식 체험을 선보였다.
●서석초등학교 – 다음 세대로 이어질 미래 유산
1896년 설립된 광주 최초의 근대 공립학교 서석초등학교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야행 기간 동안 전면 개방된 체육관 ‘서석당’에서는 ▲‘서석초 흑백사진관’이 운영돼 세대 간 공감과 추억을 나눴다. 또한 성진기 전남대학교 명예교수의 소장 촛대 12점을 전시한 ‘서석앨범’과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서석초의 역사와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이를 통해 서석초등학교는 과거의 기억을 넘어 미래로 이어질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지역경제와 공동체에 활력…세계와 공감하는 K-야행으로
행사 기간 숙박·음식·문화시설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과 친환경 가치소비를 주제로 한 ‘초록ON장터’, 지역상권과 연계한 야행 화폐 및 페이백 이벤트, 사회적경제기업과 함께한 ‘별별브릿지마켓’ 등이 운영되며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더했다. 이를 통해 국가유산 활용사업이 문화 향유를 넘어 지역 상생 모델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동구 관계자는 “광주 국가유산 야행은 도심 중심부에서 열려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국내외 방문객 누구나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강점을 지닌 행사”라며 “국가유산 본연의 가치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히 옛 전남도청 회의실 설계도에서 출발한 건축학적 접근이 국가유산 해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광주의 국가유산을 기반으로 참여를 확대해 세계와 공감하는 K-야행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