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일보 서울포커스 전희주 기자 | # “안녕하세요. 재활용품을 수거하러 왔습니다.” 빈 음료 캔을 손에 든 주민 앞에 로봇 한 대가 다가선다. 캔을 수거함에 넣자, 로봇은 유유히 사라진다.
서울 강서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한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실증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재활용 수거와 야간순찰 기능을 수행하는 자율주행 로봇을 공원에 투입해 실제 환경에서 로봇 기술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실증사업은 이용객이 많은 마곡하늬공원(마곡서로 13)에서 2대의 자율주행 로봇을 투입해 진행된다.
재활용 수거 로봇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공원 내 벤치와 야외테이블 등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로봇이 호출 장소로 찾아간다.
로봇은 장애물을 피하며 안전하게 주행하고, 도착 시 음성이나 알림으로 이용자에게 안내한다.
로봇에는 플라스틱, 종이, 캔 등 재질별 수거함이 구분돼 있어 분리배출이 가능하며, 수거 후에는 자동으로 충전쉼터로 복귀한다. 수거함이 가득 차면 집하장으로 이동해 쓰레기를 비운 뒤 다시 돌아온다.
순찰 로봇은 오후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일일 4회 순찰 활동을 펼친다. 지정된 경로를 따라 자율주행하며 공원 내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화재나 사고 같은 긴급 상황 발생 시 구청 및 관계 기관에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한다.
구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인력 부담 없이 공원 청결을 유지하고 야간 이용객의 안전을 강화하는 한편, 공공안전 분야에서 로봇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구는 사업의 안정적 추진과 기술 고도화를 위해 지난 14일 관내 기업인 ㈜로보티즈AI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로보티즈AI는 국내 최초로 실외 이동로봇 운행 안전인증 1호를 획득한 기업이다.
구는 실증 결과를 토대로 주민 불편사항과 개선점을 보완하고, 내년에는 로봇 배달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변 상권과 연계해 음식·물품 비대면 배달을 시험해 교통 혼잡 완화, 대기오염 저감, 배달비 절감 등 사회·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진교훈 구청장은 “자율주행 로봇 실증사업을 통해 강서구를 첨단 기술의 중심지로 도약시키고, 주민이 체감하는 혁신 서비스를 선도하겠다”며 “AI 행정혁신으로 주민 만족도와 행정 효율을 동시에 높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 특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