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일보 서울포커스 김서윤 기자 | # 신당동에 거주하는 A씨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AI내편중구’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올해 초 중구의 한 행사장에서 ‘AI내편중구’ 회원으로 가입해 중구의 각종 운동 프로그램을 손쉽게 찾는 법을 익힌 후 생긴 버릇이다. 예전에는 관심있는 운동 프로그램 신청을 위해 주민센터에 방문해야 했는데, 이제는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어서 일상이 한층 편리해졌다.
이처럼 서울 중구가 전국 최초로 선보인 AI 지능형 통합 플랫폼 ‘AI내편중구’가 구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흩어진 행정서비스, 하나로 묶은 AI 플랫폼
‘AI내편중구’는 기존에 흩어져 있던 행정서비스 정보를 한곳에 모아 인공지능 기반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같은 해 5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정확한 서비스명을 몰라도 키워드만 입력하면 관련 정보를 한눈에 찾을 수 있도록 설계돼 정보 누락을 최소화했다.
예를들어 ‘운동’을 검색하면, 자치회관의 요가·줌바·탁구 프로그램을 비롯해 체육시설, 건강마일리지, 스포츠강좌이용권, 체력인증센터, 재활운동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관련 정보가 한 화면에 뜬다. 여기에 온라인 신청까지 가능한 원스톱 기능이 더해져 주민 편의가 크게 향상됐다. 특히, 과거에는 방문 신청만 가능했던 자치회관 프로그램도 ‘AI내편중구’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 시행착오 딛고 구민 보편 서비스로 자리잡아
과거에는 구민 대상 사업과 서비스가 여러 채널에 분산돼 있어, 필요한 정보가 주민에게 제때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구는 누구나 쉽게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신청까지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AI내편 중구 개발에 착수했다.
먼저 구는 주민 설문을 통해 관심 분야와 선호하는 정보 전달 방식을 파악했다. 또한 각 기관에 흩어져 있던 행정 서비스를 전면 재정비해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복지관 등 유관기관 시스템과 연계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AI내편중구’ 도입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시스템 오류가 잦았다. 구는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오류 개선에 전력을 다하며 밤낮으로 매달리며 시스템 안정화에 힘썼다.
‘AI내편중구’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김길성 중구청장의 깊은 관심과 강한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김 구청장은 “빠른 도입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개발 초기부터 운영 세부사항까지 세심히 챙겼다.
구는 아무리 우수한 시스템이라도, 주민이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회원 가입 유도와 인지도 제고에 적극 나섰다. 주요 행사에서 경품 이벤트로 관심도를 높이고, 주민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라도 찾아가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스포츠센터, 공동주택, 종교시설을 통한 대면홍보도 진행했다. 디지털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SNS 이벤트와 웹툰, 15초 영상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홍보를 펼쳤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3개월 만에 회원 수 1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3월에는 중구민의 20%에 가까운 2만여 명이 가입하며 중구민의 든든한 행정정보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됐다.
시스템은 개통 2년차인 현재도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다. 구는 도서관, 교육지원센터에 이어 중구 대표 홈페이지와 연계헸고, 키워드 검색 기능 강화와 함께 구민 수요가 높은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메인 화면에 노출하는 등 정보 접근성을 크게 향상 시켰다.
◇ 85% 이상 주민 만족도 높아
구민들은 이런 중구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주민만족도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5%가 ‘AI내편중구’ 이용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특히 87%는 ‘AI내편중구’를 통해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가장 유용한 기능으로는 ‘온라인 신청’(36%)이 꼽혔으며, 관심 분야는 문화축제(28%), 생활편의(17%), 취업·창업(12%)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주민의 호응에 힘입어, 구는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13회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지방정부 AI 혁신대상에서는 서울 25개 구 중 최초이자,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대상 격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 신기술 통한 디지털 포용 노력 지속
중구는‘AI내편중구’에 신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려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하는 ‘공공기관 초거대 AI도입 공모’에 선정돼 디지털 약자를 위한 지능형 AI 음성 챗봇 기술 검증(POC) 사업을 네이버클라우드와 진행했다. 이는 문자 검색이 서툰 주민들의 말소리만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올해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음성과 텍스트는 물론 다국어도 지원하는 챗봇 도입을 위해 '테스트베드 서울 실증사업 공모'에도 도전 중이다. 공모에 선정되면 ‘AI내편중구’ 뿐 아니라 중구 홈페이지에도 챗봇을 도입해 구민들을 포함해 외국인 주민과 관광객 등 보다 다양한 계층이 중구의 AI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AI내편중구를 통해 중구민 모두가 쉽고 편리하게 유용한 행정서비스를 이용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주민의 삶에 힘이 되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언제나 든든한 내편중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