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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여성가족재단, 인천시민의 육아휴직 경험을 듣다

인천여성가족재단, ‘인천광역시 육아휴직자 경험 연구’ 결과 발표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는 2022년 일‧생활 균형을 위한 연구과제로 수행한 '인천광역시 육아휴직자 경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육아휴직제도는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근로자에게 일자리를 떠나 양육에 전념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고용보험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다.

1988년 도입된 이래, 이 제도는 육아휴직 대상자 확대 및 급여액 증대 등의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정비되어 왔고, 제도 이용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또한 아빠의 육아휴직률을 높이기 위해 2014년 신설된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는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5개 자치구(남동구, 계양구, 서구, 연수구, 동구)에서 아빠육아휴직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천광역시 육아휴직자 수는 8,846명으로 10년 전인 2011년의 2,419명 대비 약 3.7배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011년 60명에서 2014년 130명, 2021년 1,956명으로 급증했으며, 2021년 기준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22.1%로, 5명의 육아휴직자 중 1명이 남성인 셈이다.

그러나 통계청의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2021년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25.6%에 불과하여 제도와 제도 이용에 있어서 디커플링 현상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육아휴직제도 활용에 있어 성별, 일자리 특성별, 취업 여부 등에 따른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에 따른 인천시 육아휴직제도 활용 현황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2021년 기준 통상임금별‧성별로 살펴볼 때, 여성은 185~210만원 미만(21.2%)이 가장 많았고, 남성은 300만원 이상(35.9%)이 가장 많았다. 그리고 여성과 남성 모두 160만원 미만 구간 아래에서는 육아휴직 활용률이 저조했다.

사업체 규모별‧성별 구성으로는, 여성은 30인 미만 규모(43.5%)에서, 남성은 300인 이상 규모(47.2%)에서 제도 이용자 비율이 높았다.

산업별‧성별 현황은, 여성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31.9%)에서, 남성은 제조업(35.5%)에서 가장 높은 수급률을 보였다.

이에 인천여성가족재단은 제도 활용의 디커플링 현상을 완화하고 인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제도 개선사항을 도출하고자 인천시민의 육아휴직제도 활용 경험을 생생하게 듣고자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면접조사 참여자는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한 여성 10명과 남성 6명으로, 조사 참여자 특성은 다음과 같다.

조사 참여자 16명 모두 상용근로자였다. 육아휴직신청조건 중 근속기간이 1년 미만에서 6개월 미만으로 완화된 상황일지라도 임시근로자이거나 계약직일 경우 신청이 용이하지 않은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이 된 한 참여자는 자신이 육아휴직을 신청하게 된 계기로 ‘정규직’ 이라는 점이 심리적으로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조사 참여자 16명 중 9명이 복직했다. 10명의 여성 중 5명이, 6명의 남성 중 4명이 복직했는데, 모두 30인~299인(6명: 여성 3명, 남성 3명), 300인 이상(3명: 여성 2명, 남성 1명) 사업체 규모의 종사자들이었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대상자 수가 3명(여성)으로 많지는 않지만, 3명의 여성 참여자 모두 복직 후 퇴사 및 이직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장 규모가 복직 여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복직으로 분류되지 않은 7명 중 5명은 복직 후 퇴사 3명(여성 3), 퇴사 2명(남성 2명)이었다.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성별 차이가 보였다. 여성은 육아를 위해 혹은 자신이 하던 일과 상이한 업무나 공간에 배치되어 퇴사를 결심한 데 반해, 남성은 육아휴직 신청 당시부터 퇴직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들 남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명은 가족 관계를 위해 선택한 휴직 신청 과정에서 직장의 눈치를 보게 됐고 이것이 퇴직 결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으며, 또 다른 남성 참가자는 육아휴직 당시 회사에서 퇴사할 거냐는 응답을 들었는데, 처음부터 퇴사를 결심하고 있었기에 휴직 선택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의 진술은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직장문화 수용도 재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편, 복직 후 퇴사한 일부 여성 참가자는 직장 어린이집이나 기타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긴 했지만, 회사가 인천 외부에 소재했고 아이가 어려 장거리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결국 퇴사로 이어졌다고 했다.

인천시의 경우 서울‧경기 등 인천시 밖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도 있고, 군구별 타 지역 통근 취업자 비율 역시 2022년 상반기 기준, 옹진군‧강화군을 제외한 8개 구에서 40~65%에 이른다는 점(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 2022년 상반기)을 감안, 주거지 인근 지역사회 기반 돌봄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의 질적 재고의 필요성이 높다고 하겠다.

퇴사 후 이직한 2명의 여성은 근무시간이 짧거나 유연근무가 가능한 곳으로 이직했다. 일과 돌봄이 병행 가능한 조건을 찾아 이직한 사례였다.

면접조사 결과, 육아휴직 계기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나타났는데, ▲ 돌봄 공백․돌봄 대안 부재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 ▲ 본인이 자녀양육 적임자이며 당연히 사용해야 할 권리라고 생각하여 행한 적극적인 선택이라는 것, 그리고 ▲ 가족관계 개선 및 경력변경을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었다.

이 중 돌봄 공백․돌봄 대안 부재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응답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어린이집을 비롯한 기관의 휴‧폐원 등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진 경우와 믿고 맡길 수 있는 양가 조부모님이 거리상 멀거나 봐줄 수 없는 경우가 속했다.

이 원인은 복직 후 퇴직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이들은 개인적으로든 사회구조적으로든 육아를 위해 필요한 자원 중 ‘시간’이라는 요소를 충분히 구비할 수 없었던 경우이다. 인천여성가족재단 전선영 연구위원은 “시간이라는 요소가 돌봄 노동 시간증대로 인한 일․생활 불균형에 그치지 않고, 낮은 고과평가나 승진, 승급 등에서의 직․간접적인 불이익으로 이어져 결국 노동시장 이탈을 가속하게 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동한다는 우려가 여전히 타당”하다고 했다.

이는 접근성을 높이는 지역사회 돌봄 체계 구축이나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직장 내 지원 체계 구축 등 ‘시간’확보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으로 이어진다.

한편, 참여자 수가 적어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조사 참여자들의 경험에 성별 차이가 나타났다. 육아휴직 계기로 여성들은 ‘육아를 위한 선택’으로 응답한 경우가 많았으나, 남성들은 ‘가족관계 개선이나 경력 변경’ 등으로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육아 경험에서도 다수의 여성 응답자는 ‘정서적 안정감과 안전 확보’를 주요하게 여겼으나, 남성들의 다수는 ‘여행 등 아이와의 놀이시간’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이유로 여성들은 ‘육아를 위한 선택’이, 남성들은 ‘처음부터 퇴직을 결심한 경우’가 많았다.

아직까지는 육아휴직제도와 관련하여 남녀 간 인식과 활용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제도를 경험한 면접 대상자들에게서 휴직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제도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한 응답으로는 인식개선을 통해 육아휴직이 당연한 권리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과 제도 활용 조건의 완화, 그리고 민간 기업에 대한 국가 지원으로 내용이 압축됐다.

이에 보고서는 육아를 위해서든 일과 생활을 병행하기 위해서든 필요한 요소를 시간과 돈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압축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제안했다. 하나는 육아휴직자 개인에 대한 지원으로 소득 대체율 상승,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직무교육 의무화, 가족포털 구축을 통한 정보 제공 및 네트워크 활성화이다.

다른 하나는 육아휴직자 환경 즉, 직장문화와 지역사회 돌봄 체계에 대한 개선노력으로 소규모 지역사회 기반 돌봄 제공 시스템 구축, 은퇴한 전문 인력 활용 지역 돌봄 의료 서비스 체계 구축 등이 제안됐다.

2021년 인천광역시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전국적으로 초저출산 현상으로 인한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를 양육하는 가족들을 지원하고 근로자들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가능케 하는 대표적 제도 중 하나인 육아휴직제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천시 역시 육아휴직제도의 목적과 효과성을 제고시키고자 정부의 육아휴직제도를 보완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고자 노력하여 왔으며, 인천아빠육아천사단 운영 확대 등 지역 내 부모 함께 돌봄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전선영 연구위원은 “육아휴직제도를 활용한 인천 시민의 목소리가 이러한 노력들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천 지역의 돌봄 환경 개선과 인천 시민의 삶의 질 향상 및 행복 추구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